전주 비빔밥보다 계란찜에 반했던 집 '가족회관' 2011/09/08 05: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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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먹거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비빔밥'이다. 꼭 전주가 아니어도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며 심지어 집에서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여행객의 입장으로 전주를 가게 되면 꼭(?) 먹어줘야 할 음식으로 비빔밥을 꼽게 된다. 다만 이미 가봤던 비빔밥 집은 빼고 다른 식당으로 겹치지 않게 먹어보는 것으로 또 다른 비빔밥을 먹었다고 위안을 삼을 뿐이다.
예전에 가봤던 집은 '성미당'이란 곳으로 이번에 간 '가족회관'과 이웃하고 있는 식당이다. 이 집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가족회관을 찾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초행길이라면 조금 헤맬수도 있지만 유명한 곳이라 근처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쉽게 알려준다. 오전에 한옥마을에서 전동성당과 경기전을 둘러보니 대략 점심을 먹을 시간이 다가와 한옥마을을 나와서 길을 건너면 풍남문이 보인다. 풍남문을 눈으로 보고는 오른쪽길로 빠져서 가족회관을 찾아갔다. 구 전라북도청 뒷편 전주우체국 맞은편에 있다.
걸어가는 길에 보이는 가족회관을 알리는 현수막이다. 대형 이미지와 큰 글씨 탓에 첫 이미지에 급신뢰감이 떨어졌다.
가족회관은 건물 2층에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각종 담근 술 또는 액기스 병들이 잔뜩 반겨준다. 깔끔함이나 정돈된 분위기와는 다른 어수선 하지만 푸근한(?) 느껴졌다. 가족회관이라는 이름처럼 가족, 가정, 집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 것인지... 개인적인 느낌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몇 명이냐고 묻고는 바로 자리를 안내해 주신다. 창가쪽 자리인데, 창문은 한옥의 창호지 문처럼 생겼고 무늬를 넣은 한지에 유리를 깔은 테이블이 전주 한옥마을의 느낌을 풍겼다.
테이블에 준비된 종이컵과 물주전자가 처음으로 우리를 반긴다. 물컵으로 컵 대신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은 실망스러웠다.
한 쪽 벽을 봤더니 대형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회관 대표라는 김년임님의 사진과 각종 음식 재료들을 찍어 놓았다. 딱 봐도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묻거나 따질 것 없이 뭘 먹을 건지 주문을 받는다. 메뉴판도 보이지 않았지만 비빔밥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비빔밥 2개를 주문했다.
곧 반찬이 차려진 큰 쟁반이 우리 테이블을 점령해 버렸다. 쟁반에 있던 반찬을 테이블에 옮기지도 않고 쟁반채로 놓고 먹나보다. 반찬은 무려 11가지나 나왔는데 한 공간이 빈 채로 나왔다. 뭐가 나오나?
잠시 뒤에 궁금함이 풀렸다. 뚝배기에 한 가득 부풀어오른 계란찜이 그 자리를 채웠다.
반찬는 김치, 젓갈, 나물무침, 감자조림, 묵무침, 버섯볶음 등 밥만 있으면 정식으로 불러도 충분할 만큼 종류가 많았고 맛은 깔끔했다. 역시 맛의 고장답게 푸짐한 것인가? 계란찜은 보기에도 정말 먹음직스러운 색깔이 눈길을 확 끌었다. 일반적으로 봤던 계란찜 색깔은 연한 노란색에 가까운데 이곳의 계란찜은 진한 노란색이다. 게다가 한 수저를 떠보니 계란찜의 농도가 진하다고 해야 하나 퍽퍽하지도 않고 물렁한 것도 아닌 것이 알찬 맛이라고 해야할지 여태 먹어봤던 계란찜과는 매우 달랐다. 색깔도 맛도 일단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비빔밥이 나왔다.
비비기 전 각종 나물의 배치와 색의 조화가 참 멋진 음식이 비빔밥이다.
잘 비벼서 먹을 준비에 들어갔다.
가족회관과 이웃하고 있는 성미당의 비빔밥과 비교를 해보면 2가지 뚜렸한 특징이 있다. 첫번째는 우선 성미당은 육회가 고명으로 올라온다. 물론 육회비빔밥을 주문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성미당의 메인은 육회비빔밥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비빔밥 그릇이 무척 뜨겁다. 밥을 비비다 보면 어느새 육회가 익어버린다. 가족회관은 고추장에 양념된 익힌 고기가 고명으로 나온다.
두번째는 밥이다. 성미당에는 고추장이 없어서 나물과 밥을 섞으면서 이상했는데 나중에 보니 밥이 이미 고추장에 비벼진 빨간밥이었다. 그런데 가족회관은 밥은 일반 밥이라서 하얗다.
두 개의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고추장 맛도 틀리므로 비교는 무리가 있겠고 다만 개인적인 호불호는 존재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성미당 비빔밥이 조금 더 좋다) 비빔밥도 재료가 거의 평준화 되서 그런지 맛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비슷한 것 같다.
가족회관은 규모도 컸지만 손님들이 끊임없이 왔다. 마치 비빔밥 공장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미리 준비된 반찬 쟁반을 손님이 오면 테이블에 올려주고 기계적으로 비빔밥을 갖다주면 끝이다.
비빔밥에 그렇게 많은 종류의 반찬이 나올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맛이 나쁜건 아니지만 이미 갖은 나물과 고기류가 들어간 일품 요리인 비빔밥에 추가적인 반찬이 더 필요할까. 먹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가족회관 옆의 골목으로 조금 들어가면 또 다른 비빔밥 집 성미당이 나온다. 그 밖에도 전주에는 비빔밥으로 유명한 집이 더 있으므로 취향에 따라 선택해서 먹어보면 된다. [ 조선닷컴 블로그 - 케이(환상여행)님-의 블로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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