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10년동안 숨겨두었던 단골 맛집, 장수 갈매기

elderseo 2011. 7. 15. 11:39

10년동안 숨겨두었던 단골 맛집, 드디어 공개!!
이진희 -지니 님의 블로그 더보기
입력 : 2011.07.14 15:19
 

한 직장에 10여년 이상을 다니면서 회식 장소로 그간 많은 맛집을 다녀봤는데요.

어리버리하고 의욕만 넘쳐나던 시절에 선배들의

손의 이끌려 다니던 곳은 맛 뿐만 아니라 추억까지 담은 귀한 공간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직장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찾던 맛집이

마포 공덕역에 위치한 '장수 갈매기'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고기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던 곳이였지요.

 

10여년이란 시간동안 꾸준히 선술집 같은 이 고기 집을 찾을 때마다

생각나는 이들도 각각이더라고요.

 결혼 전에는 취기에 함께 웃었던 떠나간 동료들이 생각나더니

결혼하고 아이 엄마가 되니 이젠 남편에게 아이들에게

이 환상의 맛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비오는 어느 휴일,

늘 깜깜한 밤에만 찾아 갔던 그 곳을

남편과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방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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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손님들로 가득 차서 알콜이 몇 잔 들어가야

겨우 대화가 되는 곳인데,

낮에는 완전히 한가한 고기집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른 점심이라 문을 안 열었으면 어쩌나 걱정 했는데

주인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저녁 장사 준비에 열을 올리고 계시더라고요.

낮에보니.. 새로운 곳을 찾은 것처럼 낯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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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있어, 마루처럼 되어 있는 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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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나설 때마다 포장의 유혹에 사로잡혔었지요.

헌데, 불이 숯불이 아니면 이 맛이 안나겠지 싶어 늘 포기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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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오랫만에 찾아서인지.. 불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였습니다. ㅎ

 

불판 테두리에 참기름을 뿌리고..

그 위에는 시큰하게 익은 김치를 구워 먹어야 합니다.

아흐~ 군침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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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식사 전 입맛을 돌게 했던 '된장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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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는 고기를 먹기 위한 기본적인 밑반찬만 제공됩니다.

김치와 된장국을 제외하고는 야채뿐이지만.

 부족하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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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갈매기살이 왔습니다.

 

저희 딸들의 반응이 의외였습니다.

매번 숯불돼지고기를 노래하면서 갈매기 살은 처음 본 것이지요.

돼지 갈비로 주문해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하더라고요.

녀석들이 아직 이 맛을 보기 전까진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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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의 고기 굽던 노하우를 맘껏 발휘하며

노련한 솜씨로 불판 빼곡히 고기를 깔고 김치도 깔았습니다.

 

가족들의 기대의 찬 눈빛에 슬슬 부담이.. 제가 직접 요리한 것도 아닌데 긴장이 되더라고요.

특히나, 남편에겐 연애 때부터 자랑질을 해 놓은터라

남편의 기대가 엄청났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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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 지글~ 맛깔나게 고기가 익어가고...

맛을 본 식구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만족이였습니다.

 

마늘향으로 인해 고기 특유의 비린내도 나지 않고

무엇보다 고기의 쫄릿쫄릿하게 씹히는 식감이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저야.. 10년부터 최고라고 생각했고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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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고기 4인분을 뚝딱하고 나니 주인할머니께서 불판 부위에 계란을 풀어주셨어요.

처음에 이 곳에 왔을 때는 계란 풀어주는게 없었는데 몇 해전부터 생겼더라고요.

 

계란과 참기름 버무린 익은 신김치의 만남..

환상의 맛.. 말씀 안드려도 아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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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판 갈을 생각도 않고 열심히 먹었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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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날 처음 맛본 '열무 국수'입니다.

가격이 2000원이니 양도 적은 편이지만 입가심으로는 알맞았어요.

 

장수 갈매기의 맛의 비밀이 '마늘'이란 것을

전부터 알았지만 열무 국수에서도 마늘향이 짙게 나더라고요.

마늘 싫어하시는 분들에겐 비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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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도 땡글땡글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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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입니다.

가격이 타 고기집에 비해 전혀 비싼게 아닌데요.

10여년간의 물가 상승율이 피부로 느껴지더라고요.

예전 동료들과 찾았을 때는 3~4만원에 흡족한 미소를 띄며 나갔는데..

현재는 배로 늘었으니 말입니다.

 

어찌 되었던지

혼자만 맛보기엔 너무나 아쉬움이 커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이 맛을 보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실현이 되었네요. ^^

가족들이 모두 만족해 하니 안내한 보람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다른이에게 일을 맡기지 않고

손수 서빙을 해주시고 하나하나 챙겨주시던 장수 갈매기의 주인 할머니를

뵈니, 장사란 이렇게 주인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답니다.

그게 성공의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

 

장수 갈매기 위치는요..

 

장수 갈매기

02-716-7766

서우륵별시 마포구 도화동 182-11

주차는 카운터에 말씀하시면 해결해 주신다네요. (주변 유료 주차장도 이용하실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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