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코끼리를 갖고 싶었다. 그는 코끼리가 너무 좋아서 코끼리 한 마리를 갖는 것이
소원이었다. 자나 깨나 코끼리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뜨거웠다.
그는 차츰 알게 되었다. 당장 코끼리를 갖게 된다 해도 자신은 그걸 키울 능력이 없
다는 것을. 그는 평범한 넓이의 마당을 가진 자그마한 집에 살고 있었고, 아주 가난
하진 않았지만 농담으로라도 부자라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이 전혀 아니었다. 코끼리
를 손에 넣는다 해도 그것을 데려다 놓을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으며, 날마다 코끼리
를 배불리 먹일 만큼의 사료를 살 돈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게 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코끼리가 과연 자기에게 오게 될지
도 의심스러웠지만 만에 하나 갑자기 그 일이 현실로 이루어진다 해도 그것을 유지조
차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그는 돈을 모으려고 밤낮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그가 일차적으로 원하는 것은 코끼리
이지 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곧잘 돈을 모을 기회를 놓치기 일쑤였다. 하지
만 코끼리를 너무도 간절히 원했기 때문에 그는 싫지만 돈을 모아야 했다.
왜 하필 코끼리냐고 사람들은 그에게 묻곤 했다. 개나 고양이라면 쉽게 키울 수 있을
것 아닌가? 물론 그 자신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
은 온통 코끼리한테 사로잡혀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아직도 부자가 되지 못했고 아직 코끼리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이제 그가 원
하는 것은 코끼리가 아니었다. 그가 가장 원하는 것은 이것이었다.
'코끼리를 포기할 수 있는 마음'
그렇다, 삶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원하는 어떤 것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
라 원하는 그 마음을 내려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코끼리를 간절히 갈구하면 언젠가는
그것을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세상은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또 다른 고통의 시작
일 뿐이다. 왜냐하면 거기 언제나 더 멋지고 아름다운 코끼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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