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뉴스

엉뚱한 뉴스

바보상자 안의 앵무새가
허수아비의 몰골로
새로운 소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여 떠든다

사람이 죽었다고
교통사고라고,
빌딩이 불탔다고
화재라고,
정치인이 사기를 치고,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하고,
누가 누굴 폭행하고,
누가 뭘 훔쳤다고. . . .

난 오늘도
저 허수아비 앵무새에게
또 속았다

저것은
뉴스가 아니다
저 소식은
어제도, 그제도 들었었다
아마 내일도
저 소릴
뉴스라 전할 게 뻔하다

나무가
바람에 목졸라 살해됐다는 얘기는
긴급뉴스인 데도
한 번도 말 하지 않았다

바다의 물고기가
무좀에 걸린 심각함은
진즉
심층보도가 됐었어야만 했었다

슬프다. . .
그래서
산성비에 찌든 억울한 지구는
아무런 대꾸도 않고
차라리
자살을 결심한 걸까!
어떤 나라가 물에 잠긴다는데. . .

대우주가,
지구가,
침묵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분명!
집중 취재가 됐어야 했는 데도
상자 안의 바보 앵무새가
허수아비의 몰골로
구석기 시대의 구태의연한 얘기를
격앙되고 흥분한 목소리로
뉴스라 전한다

차라리
그 엉뚱함이 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