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때
예수님은 요단강에서 세례를 받으신 이후에 세례 요한의 제자 가운데 요한, 안드레, 베드로, 빌립보, 나다나엘 이렇게 다섯명을 뽑아 자신의 제자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처음으로 가나의 결혼잔치에 갔습니다. 어머니 마리아가 그 잔치 집에 있었습니다.
잔치 도중에 포도주가 다 떨어지자 마리아는 예수에게 포도주가 떨어졌다고 알렸습니다. 어머니 마리아는 아들 예수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메시아인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죠. 그때 예수님은 “어머니, 그것이 저와 먼 상관이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요2:4)하고 말합니다.
예수님은 모든 일을 ‘때’를 따라 하셨습니다. 지금은 자신을 세상에 드러낼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행하십니다. 그 순간은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에 드러내는 공생애 사역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신성을 사람들에게 드러낼 때, 예수님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을 것입니다. 자신의 대갈통이 깨지고 무저갱으로 쫓겨 가게 될 마귀가 가만히 두고 보기만 하겠습니까? 어머니 마리아의 부탁은 드디어 하나님의 인류 구원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때’인 공생애를 시작하시겠다고 동의하고 기적을 베푸는 순간 이제부터 마리아는 육신의 어머니가 아니라 그녀도 구원받아야 할 한 ‘여인’이 됩니다.(막3:31-35)
세상은 가장 좋은 것을 위에 두고 아래에는 커다란 뼈다귀를 숨겨둔 족발과 같으나,
예수님이 만드신 포도주는, 예수님과의 만남은 깊이 알면 알수록 더 깊은 맛이 납니다.
예수님은 마지막 최후의 만찬에서 포도주를 ‘나의 피’라고 하셨습니다.
ⓒ최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