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이나 저 날이나 주를 위하여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코로나19로 인해 교회 문화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서로 간의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주일을 비롯한 교회의 회중예배
를 삼가달라는 정부의 공식적 권고사항에 대해 교회들이 어찌할까 고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일성수에서의 회중예배(오
프라인 예배)를 개인적으로 가정에서 가족들끼리 가정예배(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대
한 토론이 기독교 안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경은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해 아래와 같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으로 확정할지니라. 날
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 (롬 14:5-6 개역개정)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도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특별한 날인 유대교의 명절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또
어떤 사람들은 어느 날이나 하나님께 속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성가시게 만드는 것은 잘못 되고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합
니다. 이런 따위의 문제는 각각 자기가 결정할 일입니다."(롬 14:5 현대인의 성경)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논할 때 흔히 사용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의미(meaning)와 형식(form)입니다. 형식도 중요합니다
만 우리는 기독교의 본질로서 의미를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형식이야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지만, 그 의미
만은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게 보존돼야 한다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지금 우리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예배 역시 형식보다
는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사실 예배의 시간과 장소야 별 문제될 것 없습니다. 문제는 그
예배의 내용이 기독교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고 의미에 충실한가 하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 사회처럼 복잡한 사회 구조(메
카니즘) 안에서는 더욱 예민한 분별을 요하는 문제들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전염병으로 인해 회중 예배를 드리지 못해 따로 새로운 형식
으로 드려지는 가정예배(온라인 예배)가 예배당 건물 안의 회중 예배를 대신하는 '대체 예배'의 개념으로 드려지면 안 된
다는 것입니다. 온라인 예배는 예배 형식은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의미 부분에서는 똑 같은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형교회가 지역교회의 본질을 떠나 위성예배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교인들을 통솔관리 차원에서 드리는 위성예배라면
이는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배의 목적과 본질의 의미가 형식에 의해 왜곡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신앙을 지키는 데 있어 형식보다는 그 본질적 의미의 내용에 치중했습니다. "그러면 무엇이냐 겉치레로 하나
참으로 하나 무슨 방도로 하든지 전파되는 것은 그리스도니 이로써 나는 기뻐하고 또한 기뻐하리라" (빌 1:18). 하나님 앞
에서는 두 세 사람이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모여 찬양과 기도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나눈다면 이는 그 어떤 예배든
동일하게 드려지는 예배입니다. 단 지금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모여서 함께 회중 예배로 드려야
함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시체제와 같은 특별한 상황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이제 현 시점에서 예배의 본질과 의미를 잘 분별하여 불필요한 논쟁은 삼가고 오직 전심으로 주님 앞에 나와 마음과 정성
을 다 하여 예배드리는 일에만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세상이 혼탁하고 뿌우연 안개 속에 있는 것 같을지라도 교회가 건재
하고 그 첨탑의 십자가가 우리 신앙의 길에 이정표가 되고 있다면 우리의 모든 예배는 영이신 하나님 앞에 신령과 진리로
드려지는 예배가 되어 하나님께는 영광이요 우리에게는 더 할 수 없는 평화의 기쁨으로 넘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Abraham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