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이기는 몸 만들기
우리 사회에서 암을 치료하는 과정은 대부분 정해져 있습니다. 외과적인 수술, 항암치료(화학요법), 그리고 방사선 요법인데 병원에서 시술하는 모든 치료는 이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치료는 우리의 몸에 커다란 상처를 남기며 그 후유증으로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 치료는 암을 없애는 동시에 몸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의 몸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무한한 생명력을 갖고 생겨났습니다. 이 처음부터 존재한 생명력이 손상된 지금, 몸은 더욱 건강한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기를 강렬히 원합니다. 그래서 암에 걸린 지금, 몸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법과 몸이 스스로 살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런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운동입니다. 운동이야말로 몸이 애초에 존재하는 이유, ‘움직임’이기 때문입니다.
암과 운동에 관한 연구는 아주 많습니다. 또 운동을 하는 암환자와 그렇지 않은 암환자는 예후에도 차이가 있고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감을 느끼는 정도도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운동은 몸의 생리 상태를 바꾸어 주는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입니다.
운동을 하면 몸에 쌓여 있는 지방질을 줄여줍니다. 보통 지방질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몸속에서 만들어진 독성물질의 쓰레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이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암환자의 처지에서 보면 비만인 사람이 암을 극복하기는 어렵다는 말이 됩니다.
또 운동을 하게 되면 몸속의 호르몬 균형이 크게 개선됩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생기는 암, 예를 들어 유방암, 난소암, 자궁암, 전립선암 등은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에 영향을 받습니다. 운동은 이러한 호르몬의 과다 생성을 줄이고 혈당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감소시킵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줍니다. 또한, 운동은 피로감을 줄여줍니다. 피곤해서 종일 잠을 자고 누워 있어보지만 다음날 피로감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우리가 잠을 잘 때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암은 어두운 생각, 비관적인 생각, 나쁜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내지 못하는 것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매우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이 암에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을 깨닫기는 쉽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말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우울증을 유발하며 지속시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으면 환자들은 안정을 빨리 회복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안다 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력한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거나 좋은 생각으로 마음대로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도 운동은 위력을 발휘합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애써서 생각을 이렇게, 저렇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느새 잡념은 사라지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화학요법을 받을 때에도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로 힘들어서 음식도 먹지 못하고 잠도 잘 수 없을 때조차 용기를 내어 한 발씩 내딛어보면 항암치료를 잘 극복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항암, 방사선 치료를 할 때 먹는 것에 신경을 가장 많이 씁니다. 식욕이 없을 때에도 먹지 못하게 되는 두려움 때문에 억지로라도 먹으려 합니다. 이때 운동을 권하면 대부분 먹지도 못하는 데 무슨 운동이냐고 반문합니다. 먹어서 기운이 생겨야 움직일 것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반대입니다. 살기 위해 먹어야 한다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다섯 발자국도 뗄 수 없을 만큼 몸이 황폐해진 어느 암환자는 식욕이 도저히 나지 않아 음식을 먹을 수 없었는데 제자리에서 몇 발을 디디고 누워서 팔이라도 올렸다 내렸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그것도 운동이라고 몇 모금 넘어가더랍니다. 그렇게 식사 때가 되면 먼저 지친 몸을 이리저리 흔들고 올리고 내리고 하면서 먹기 시작해서 점차 먹는 양이 늘어나고 몸도 기운을 되찾아 병실에서 복도로, 계단으로, 병실 밖으로, 근처 공원까지 점점 범위를 넓혀가며 움직이게 되었다며 몸을 써야 식욕이 생기고 먹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입니다. 걷기를 우습게 보는 것은 금물입니다. 암환자가 운동을 시작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운동의 양이 아니라 ‘꾸준히 할 수 있느냐’입니다. 따라서 달리기와 같은 운동을 처음부터 무리하게 시작하면 꾸준히 할 수 없습니다.
동네에 초등학교 운동장이 있는데 보기에는 그리 넓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껏 운동을 안 하던 사람이 운동을 결심하고 어느 날 아침에 나가서 온 힘을 다해 땀을 흘리며 스무 바퀴를 달렸습니다. 십중팔구 그 사람은 그 운동장을 다시는 뛰지 않게 됩니다. 다음 날이면 온몸이 뻐근하고 다리는 아프고, 무엇보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으로 다시 그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을 이기고 억지로 몸을 이끌고 운동장을 나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할 수는’ 없습니다.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라고 했습니다. 기억하십니까? 우리는 행복하고 기쁘고 즐거운 감각을 좋아합니다.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고 계속 머물러 있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운동은 내 몸에 기분 좋은 감각이어야 합니다.
만약, 처음에 한 바퀴를 빠른 걷기로 시작했다면 그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운동장을 나올 수 있습니다. 두 바퀴를 걸을 수 있을 겁니다. 자신의 몸에 좋은 기억을 남기십시오. 그러려면 내게 맞는 운동을 찾아 알맞게 양을 조절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꾸준히, 평생에 걸쳐서 할 만한 운동이 좋습니다. 꼭 걷기나, 조깅이 아니어도 됩니다. 태권도, 격투기, 권투, 춤 등의 운동도 괜찮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하루에 20분에서 30분 정도로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는 것입니다. 만약, 주위에서 당신에게 운동에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말한다 할지라도 운동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운동은 몸의 생명력을 일깨워 줍니다. 기분 좋은 운동을 통해 우리의 몸은 서서히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CPSC 암환자 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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