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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때

elderseo 2008. 9. 14. 04:31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날 때

 

이 종 남 목사님, 창골산 봉서방의 카페에 들렀다가 우연히 목사님의 글을 읽고 편지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모르는 이로부터의 편지에 대해 양해를 구합니다. 저는 45세의 회사원으로서 가장이자 딸 하나를 두었습니다. 사실은 작년에 제 아들을 하늘나라로 보냈습니다.

 

밤사이 저와 둘이서 함께 자다가 일어난 일이라 너무도 애통하고 가슴이 녹아내려서 차마 제 마음을 다 기술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약3년 전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였고 우리 네 가족이 모두 세례를 받았고 특히 아들은 신앙심이 좋았던 편이었습니다.

  

  그렇게 착하고 맑은 아들을 어디가 아팠던 것도 아니고 밥 잘 먹고 잘 자다가 새벽녘에 소위 '돌연사'로 떠나갔습니다. 얼마나 울부짖으며 기도하고 매달렸건만... 목사님, 왜 그 착한 아이에게 이런 일이 오는 것인가요? 무슨 죄가 있다고? 아니면 부모의 잘못인가요? 생명을 주신 이도 가져가시는 이도 그 분이라면 무슨 이유 때문에 그렇게도 애달픈 못을 저희 가족에 박아 두시는 걸까요?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믿을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 한 순간 한 순간이 고통의 터널입니다. 가슴이 녹아 흘러 생활을 가눌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의 자문을 부탁드립니다.

 

 아들을 잃어버리신 슬픔에 무어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육체적인 아들이 없어짐으로 인해 아들의 정신을 붙들고 슬퍼하고 계십니다.

이제 그 정신을 놔 주셔야 합니다. 계속 붙들고 있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습니다. 선생님의 아들의 영은 하나님의 보좌 옆에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제가 의사가 아니지만 아드님이 돌아가신 것은 아마 기가 막혀서 일종에 혈이 막혀서 이 세상을 떠난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관문을 통과하셔야 합니다. 선생님에게 닥친 난관을 뚫고 지나가야 합니다.

 

제가 과거 젊었을 때 다녔던 교회 선배님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에서 취미로 축구를 하시고 그날 밤 심장마비로 죽었을 때 온 교회와 성도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서울 주님의 교회에서 수련회에 갔다가 아들이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게 된 부부 집사님의 초연한 믿음의 모습에서 많은 성도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집사님은 지금의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받아 들이셔야 합니다.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미련한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의 잘못도 아들의 잘못도 아닙니다.

선생님에게 닥친 시험입니다. 통과해야 하는 관문입니다.

 

너무나 가혹한 시험이지만 이제 선생님의 아들의 정신을 그만 붙드시고 이제 정신을 차려서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는 아들이 아버지가 이제 정신을 차리고 내가 못 다한 것은 열심히 하고 계시는구나.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만큼 할 일을 찾으셔야 합니다.

 

미국 선교사로 우리 한국에서 사역하시던 마크 트웨인 목사님께서 안식년이 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안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친구 목사님께서 자신도 안식년이 되어 교회를 비게 되는데 우리 교회를 그동안 맡아 주었으면 해서 맡고 계셨습니다. 10개월 정도 무난하게 아무런 일이 없었는데 어느 분이 갑자기 심방을 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도착했었습니다.

 

그런데 집을 찾을 수가 없어 주위를 돌고 있는데 그 분이 길가에서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사하자마자 자기 집에 불이 나서 홀라당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집 안에 자기 부인이 함께 타서 잿더미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회사에서 군무하고 있는데 캠핑 갔던 아들이 수영 미숙으로 익사사고가 발생되어 집으로 전화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 집으로 달려와 보니 화재로 집과 함께 아내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한날한시에 자기 가족과 재산이 깡그리 없어지는 시련을 겪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목사님은 이런 일을 당한 그 분에게 그리고 많은 조문객 앞에서 어떤 설교를 해야 할까? 고민을 하였습니다. 아무리 신앙이 있든 없던 한꺼번에 슬픔을 겪게 된 것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납득하지 못하는 그 분에게 새로운 결단을 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해야 되는 어려움을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장례식 날에 혹독한 시험을 당한 그 분을 위로하기 위해서 많은 조문객들이 찾아 왔습니다. 목사님께서 그 분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스터 스미스 당신은 지금 이 시간 이 장소에서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으며 저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 이 장소에서 하나님을 선택할 수 있으며 하나님을 경외할 수 있으며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내와 함께 더불어 누렸던 것에 감사하십시오. 그동안 아들과 함께 더불어 즐거웠던 것에 감사하십시오.“

 

이러한 내용의 설교를 마칠 무렵 스미스 씨는 땅에 무릎을 꿇고 눈물 흘리며 살아계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심을 감사하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서 지금 현실에서 없어진 육체의 아들을 보고 싶어서 아들의 정신을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놓아주십시오. 그리고 그 아들이 다 하지 못한 것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십시오. 그렇게 한다면 하늘에 있는 아들은 선생님을 보면서 아주 흐뭇해 할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나 기뻐할 것입니다. 선생님을 향해 박수를 칠 것입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일어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위로하기가 매우 난처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의도가 있다면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때 냉정하게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찾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