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에게도 예외는 없다 / 해럴드 쿠시너
착한 사람에게도 예외는 없다 / 해럴드 쿠시너
- "자연의 법칙은 착한 사람들을 위한 예외를 만들지 않는다"-
지난 5일 11:30, 미국 텍서스 서덜랜드스프링스에 있는 제일침례교회 안에서 데빈 패트릭 켈리(26)가 총기를 난사하여 26
명이 죽었고,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끔찍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범행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범행 장소가 교회라는 것입니다. 범인이 장모와의 불화로 인해 범행 장소를 장모가 다니는 교
회를 선택했다는 것이고, 그러나 그 표적이 되었던 장모는 막상 그 날 교회에 나오지 않아 죽음을 면했다고 합니다. 참 아
이러니한 일들입니다. 정말이지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신앙의 유무를 떠나 모두 한결같이 묻게 됩니다. 정의와 공평의 하나님은 도대체 무엇하고 있었느냐고...
왜 착한 사람들을, 환난 날에 피난처 되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모여 예배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이렇게 무참히 죽일 수 있
는 거냐고... 하나님의 자녀가 고통 받을 때 하나님은 어디 계신 거냐고... 그렇다면 왜 우리가 하나님을 의지해야 되는 거
냐고...
신학을 하고 목회현장에 있는 내게 있어 항상 풀리지 않는 숙제는 '의인의 고통'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신학적인 면에서
는 이른바 '신은 공평하고 정의로운가?'를 묻는 신정론(神正論)이 인간으로서 신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게 관건이었
습니다. 내게 있어 고통은 내게 닥친 고통 자체보다 왜 내게 이런 고난이 찾아왔는지,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내게 이런 고
난을 허락하셨는지 그 '고통의 뜻'을 모르겠기에 더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러다 유대계 미국 랍비인 Harold S. Kushner의 <When bad things happen to good people 왜 착한 사람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까?>라는 책을 접하면서 나름대로의 많은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은 당연
한 일이지만, 하나님이 아닌 내 입장과 관점에서 하나님의 전능하심(Almighty God)과 하나님의 절대성(absoluteness)
을 이해하려 했던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 모두 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 중의 하나일 뿐인 것임을.
지금도 우리 삶의 주변에서 착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예수 믿고 믿음 안에서 착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왜 생각지도 않은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다시 한 번 '죄인만 있고 한 사람도 의인이 없는 세상'에서 내
가 마치 의인이나 되는 양 내 기준의 잣대로 하나님의 선하심에 대해 무모함을 드러내었던 것에 회개를 하며 더 깊은 하나
님의 뜻을 구합니다. 그리고 미처 이해하지 못하고 알 수 없는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이들이 아래, 그의 책 내용 중 <착
한 사람에게도 예외는 없다>라는 글을 통해 위로와 소망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자연의 법칙은 착한 사람들을 위한 예외를 만들지 않는다. 탄환에는 양심이 없다. 악성 종양이나 고장 난 자동차에도 양
심이 없다. 착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병에 걸리고 부상을 당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유 없이 수천 명의 희생자들을 죽이는 지진이 하나님의 행위라고 나는 믿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의 행위이다. 자연은 도
덕적으로 맹목적이며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다. 자연은 자체의 법칙에 따라서 움직일 뿐, 방해하는 것이 사람이든 물체든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하나님은 도덕적으로 맹목적이 아니다. 만약 하나님이 도덕적으로 맹목적이라면, 나는
하나님을 숭배할 수 없다. 하나님은 정의와 공정과 동정심을 상징한다. 내가 볼 때 지진은 '하나님의 행위'가 아니다. 지진
이 난 뒤 자신들의 생활을 재건하는 피해자들의 용기와, 무엇이든 돕기 위해서 달려오는 사람들의 자원봉사의 정신이 하
나님의 행위이다.
나는 어떤 사람은 병에 걸리고 다른 사람은 걸리지 않는 이유를 모르지만, 우리가 모르는 어떤 자연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
다는 가정만은 할 수 있다. 나는 하나님이 특정한 이유로 특정한 사람들에게 질병을 보낸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 하나님
이 일주일 동안 나눠주어야 할 악성 종양을 준비하고 누가 가장 유력한 대상인지 누가 가장 잘 견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서 컴퓨터 조회를 한다는 식의 가정도 믿지 않는다.
환자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이 '내가 무슨 짓을 했기에 이런 시련을 당한단 말인가?'라고 항의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사
실 그것은 잘못된 항의이다. 누가 병을 앓고 누가 건강해야 마땅한가를 결정하는 것은 하나님 소관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
질문이 더 낫다. '이런 일이 일어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가?'
나는 나의 친구와 이웃 사람이 왜 병에 걸려 죽어가면서 계속 통증에 시달려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다. 내 종교적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이 그에게 이런 참혹한 운명을 겪게 만든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거나 혹은 하나님이 그를 특별히 사랑한다거
나 아니면 그의 용기를 가상히 여겨서 이런 방법으로 시험을 한다는 말을 나는 해줄 수가 없다. 나는 단지 내가 믿는 하나
님은 그의 병을 보내지 않았고, 자신의 기적의 치료법을 베푸는 것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연약하고 취약한 육체 안에 불멸의 영혼을 간직하고 있는 이 세계에서 내가 믿는 하나님은, 아무 잘못
도 없이 불공정하게 고통과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나는 그런 사람이 불구자 이상의 인간
이라는 것을 기억하도록 도울 수 있다. 그는 소모성 고질병환자가 아닌 인간이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거느린
가장이며 많은 사람들의 친구이다."
AbrhamJo